월간에세이 2023년 7월호

사진작가 남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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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무지개를 보기 위해서는 궂은비를 견뎌야 하는 법이지.”


상당수의 사람은 자신이 혼자라는, 홀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어 한다. 이 세상에서 홀로된다는 것은, 홀로 남겨진다는 것은 무한한 외로움이자 공허함이라고 단정 지으면서도 말이다. 그저 외롭지 않은 척하며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걷고 있는 길을 다시 걸어가며 살아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길을 홀로 걷고 있다는 사실마저도 망각한 채 살아간다. 어렵게 중력을 견디며 땅 위에 한 발 한 발 내디뎠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의 끝을 끝내 매듭짓지도 못하고 현실이라는 감옥에 또다시 갇혀 버리고 마는 것이다. 어둠과 그늘은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렇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삶의 진실을 뒤로하고 그것에 장막을 씌우려고 한다. 언제 그칠지 알 수 없는 기나긴 장마. 그 기약을 알 수 없는 빗줄기처럼 매일 밤, 나는 꿈을 꾸곤 한다. 나 자신이 또 다른 나를 훔쳐보는 관음증.
사각의 결계(結界)에 떠다니는 안개와 같이 언제,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불확실함 속에서 나는 길을 잃는다. 목구멍 가득 깊숙이 타들어 가는 갈증으로 인해 스스로 녹아서 사그라지듯 아득한 꿈속에서 나는 나를 잃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범 답안을 따라가듯, 이미 정해져 있는 길과 정해져 있는 방법대로 살아가는 것만큼이 고리타분한 인생도 없는 법. 이처럼 우리 삶에 오직 하나의 길만이 놓여 있다면, 그저 세상살이에 편하도록 그 길만 따라갈 수 있다면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출구와 버팀목 사이에서 방황하며 살아가는 것이, 삶을 견뎌내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 아닐까. 넘어지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비를 맞고 별자리를 보며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삶 위에 옮겨야 할 때이다. 앞으로도 힘겨운 나날의 연속이 될 것이다. 하지만 비 온 뒤 펼쳐질 맑은 하늘을 기다리는 그리움처럼 비는 언젠가 반드시 그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도, 우리의 내면도 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무지개처럼 물들어 갈 것이라 믿고 있다. 충만하고 충실하게.   ⓒ 남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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